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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광장, 보랏빛으로 물들다

공감과 연대의 마음 ‘안전사회를 향한 연대’로 이어져

 

뉴스펀치 박상훈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 시민대책회의 등은 이날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라는 주제로 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를 개최했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참사 발생 장소인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부터 시민추모대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서울광장까지 4시간가량 ‘보라리본 행진’을 이어갔다.

 

같은 시각 서울광장에는 참사 생존자,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진상규명 조사신청을 받는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부스를 포함해, 시민들이 이태원참사를 기억하고 애도할 수 있도록 하는 부스들이 꾸려졌다.

 

이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벌써 참사 2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도, 아직 사회가 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반지민(21)씨는 “시민들의 일상과 무관한 참사가 아님에도 여전히 참사에 대한 2차 가해가 심각한 걸 볼 때마다 답답하다”며 “누구나 놀러 갈 수 있는 건데, 그런 즐거운 자리에서조차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던 게 문제”라고 말했다.

 

류수경(34)씨는 “참사에 대해 편견 가득한 말을 하는 이들도 많지만, 최근 참사의 주요 책임자들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걸 보면 아직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심규원(23)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생명과 안전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말이 그렇게 많이 나왔는데 이태원 참사에서도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런 사회적 참사를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고, 기억하지 않으면 다시 반복될 것 같아서 추모대회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2년 전 참사 당시 첫 112 신고 시간을 뜻하는 오후 6시34분부터는 시민 5천여명(주최 쪽 추산)이 참석한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2년 전 29일 밤은 한없이 어둡고 공포스러운 긴 터널과 같았다. ‘다녀올게요’ 한 마디 하고 집을 나섰던 아이가 갑자기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고, 아이와 이제 다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며 “2년간 시민분들이 보여주신 연대는 악의적인 모욕과 폄훼를 퍼붓는 이들로부터 유가족을 버티게 한 힘이었다. 다만 여전히 왜곡된 시선이 계속돼 수많은 생존피해자와 목격자들이 참사를 얘기하고 기억하는 일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에 맞서 참사를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이태원참사 생존피해자인 이주현씨는 “참사 2년이 지났지만 생존피해자 파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시 그 압박을 경험한 사람은 수백, 수천 명이었다. 그때 함께 있었던 친구들은 가까스로 초기에 구조돼 생존자가 아닌 목격자로 분류됐다”면서 “특조위가 피해자 조사를 최대한으로 했으면 한다. 생존자, 피해자 없는 진상조사로는 진실을 알 수 없다. 각자 경험하고 기억했던 일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추모대회에서는 참사 2주기를 맞아 한국을 찾은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의 편지 낭독, 송기춘 특조위 위원장 등의 추모사, 가수 하림씨의 공연 등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