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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 수억 원 군비로 남의 잔치에 신바람 빈축

2년간 농구, 당구 등 4개 체육대회 유치… 예산만 8억원대 달해
명분도 없는 체육 대회 유치, 경제효과 없이 부작용만

 

뉴스펀치 박세훈 기자 | 전남 영광군이 최근 몇년간 전국대회 규모의 각종 체육대회를 유치하는데 열을 올렸지만 되레 혈세 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대회마다 최대 수억원대에 달하는 예산을 보조금 형태로 사실상 100%에 가깝게 지급했지만 기대 효과는 크게 못 미쳐서다. 투입된 예산 일부가 카드깡에 악용됐다는 확인되지 않는 루머까지 양산되면서 ‘아니한만 못한 꼴’이 됐다는 목소리가 지역 곳곳에 확산되고 있다.

 

영광군에 따르면 군은 2022년~2023년 기준 총 3개 종목(농구, 당구, 태권도), 4개 대회를 유치했다. 세부적으로 제77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2022년 7월 22일~8월 1일), 제78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2023년 7월 25일~8월 4일), 2022 천년의 빛 영광 전국 3쿠션 당구대회 (2022년 12월 17일~ 12월 25일), 제45회 한국대학 태권도 연맹 회장기 전국 태권도대회(2022년 8월 30일~9월 6일)등이다.

 

예산 규모도 적지 않다. 제77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의 경우 2억1천800여만원, 제78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는 2억3천999만여원, 천년의 빛 영광 전국 3쿠션 당구대회는 1억 7천만원, 제45회 한국대학 태권도 연맹 회장기 전국 태권도대회는 2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8억1천990여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해당 금액의 경우 순수 보조금으로 총 예산대비 100%에 가깝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대회가 전액 군비로만 치러졌단 의미다.

 

군이 내세운 명분은 대부분 경제적 효과 및 종목 활성화다. 이는 군 자체 작성된 보조사업 실적 보고서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 ‘2022 천년의 빛 영광 전국 3쿠션 당구대회’의 경우 연인원 2만700여명 지역 방문, 경제적 효과는 21억원으로 추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45회 한국대학 태권도 연맹 회장기 전국 태권도대회’도 연인원 2만명, 경제효과 19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행사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큼 크게 적용됐는지 유추 가능하다.

 

하지만 정작 지역 내 분위기는 차갑다. 군이 예상한 기대효과와 지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온도차가 극과 극이어서다.

 

보조금으로 지급된 예산 중 대부분은 심판 인건비와 선수단 숙식비 및 식대료, 수상축하금 등으로 집행됐다. 더욱이 이들은 특정 식당과 숙소에 머물면서 예산 사용 범위도 지극히 제한적으로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예산들은 전부 선수 및 심판 개인 주머니로 들어갔다.

 

편법도 난무했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실제 한 대회에선 특정 팀이 식당에서 배정받은 식대 예산을 일부만 계산하고 나머지는 돌려받는 소위 카드깡을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로선 확인 불가능한 루머이지만 그만큼 여러 체육 행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일부 대회에선 인건비 및 시상비 등 항목의 예산을 휴일 등 빨간 날짜에 개인계좌로 이체하는 등 부실한 보조금 지급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더욱이 각종 대회가 마무리 된 뒤 이뤄져야 할 대회 평가위원회는 누락된 채 청원경찰 등 자격이 의심되는 직원들이 최종 평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억원대 군비를 마음대로 써 대놓고선 평가마저 허술하게 한 셈이다.

 

군민들의 쓴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한 군민은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냐”라며 “군비가 쓸데 없는 곳에 방만하게 쓰이고 있는데도 누구하나 자제 시키는 사람이 없다. 책임자를 문책해 두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영광군은 사실과 다르단 입장이다. 영광군 한 관계자는 “대회유치에 신경쓰다 보니 세세한부분까지 챙기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다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