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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구경 하러 왔냐”… 尹 서천시장 방문에 뿔난 상인들

대통령실 “상인 대표들과 만나… 상인 모두 박수”
야권 “재난 현장에서 尹-韓 화해쇼”

 

 

뉴스펀치 박동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화재가 난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큰 불로 다수의 점포가 불에 타 시름에 잠긴 상인들을 만나지 않고 떠나 현장에선 “불구경하러 왔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앞서 전날인 22일 오후 11시 8분쯤 충남 서천 특화시장에 불이 나 내부 농산물동과 먹거리동을 제외한 수산물동과 일반동, 식당동 점포 227개소(전체 점포의 78%)가 전소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피해 현장 방문 소식을 접한 피해 상인들은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기대하며 먹거리동 2층 강당에 모여 있었다. 공식적인 면담이 예정됐던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피해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함께 피해 현장을 둘러본 윤 대통령이 먹거리동 1층 입구에서 김경제 서천군의회 의장 등 일부 피해 상인들과 만난 뒤 곧바로 건물을 빠져나와 이동하면서 2층 강당에서 기다리던 피해 상인들은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이에 2층에서 대기했던 상인들은 “실제 피해를 입은 상인들에게는 한 마디 위로나 면담도 없이 불구경하러 온 것이냐”, “사진만 찍고 간 것이냐”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피해 점포 수 등 피해 현황을 꼼꼼히 질문하며 현장을 살피고 상인들을 면담했다”며 “상가 1층 로비에서 상인 대표들을 만나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드리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 나온 150여 명의 피해 상인들은 대통령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고 눈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상인 대표는 ‘대통령께서 직접 방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대통령의 방문에 화답했고 현장 상인들 모두가 대통령에게 박수로 감사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의 반발이 알려지자 “김태흠 충남지사의 안내로 상가동 1층에서 피해 상인 대표들을 만나 화재로 인한 고충과 정부에 대한 요청사항을 들었다”면서 “현장에서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운 경우에도 이에 준하는 지원을 하는 등 피해 복구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추가로 공지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화재 현장 방문은 갈등설이 나왔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으로 더 큰 관심을 끌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상인 대표자들만 만나고 대통령을 기다린 상인들을 만나지도 않고 떠났다고 한다”라며 “아무리 윤석열-한동훈 브로맨스 화해쇼가 급했다지만,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가 된 서천특화시장과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을 어떻게 배경으로 삼을 생각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서천시장을 방문해 화재 사고 피해 상인들을 만나기로 예정해 놓고,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사진만 찍고 갔다고 절규하는 피해 상인들의 영상을 봤다”라며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적었다.


개혁신당 허은아 최고위원도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들에겐 현장 민생 소통이 절실하다. 서천 화재 현장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어깨를 두드리면서도 정작 피해 상인들의 눈물을 외면한 대통령의 행보가 많은 해석을 부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생의 아픔마저도 정치쇼를 위한 무대 장치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그 의도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이러니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도 ‘약속 대련’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번 양보해서 경호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민생 현장이 아니라 용산 집무실에서 페이퍼 보고 제대로 받고 제대로 민심을 챙겨달라”며 “현장 ‘쇼통’은 민생 복장만 터질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