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펀치 김완규 기자 | 신촌 상권 쇠퇴 등의 원인으로 지역 주민들의 요청이 높았던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내년 1월 1일자로 지정이 해제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약 2년간의 관련 절차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변화된 교통 상황을 반영하는 동시에, 주말 ‘차 없는 거리’ 등 보행 친화 정책을 병행하여 면밀히 시행할 계획이다.
시는 12월 19일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해제 관련 공고를 게재하고, 2025년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간 금지됐던 택시, 승용차 등 차량 통행이 전면 허용되며, 상권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서울시 최초로 조성된 보행자·대중교통 전용공간으로, 2014년 1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 삼거리까지 약 500m 구간에 만들어졌다. 보도폭 확대, 차로 축소, 광장 조성 등이 완료되면서 보행 환경 개선에도 기여해왔다.
그러나 사업 시행 후 약 10년이 경과하면서 코로나19, 소비 시장·교통 여건의 변화,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근 상권과 지역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고, 신촌 상인, 거주민, 서대문구 등의 꾸준한 해제 요청이 있었다.
2018년 이후 지속된 신촌상권 악화 및 2020년 이후 코로나로 인한 매출 감소, 차량 우회로 인한 교통 불편 등을 이유로 지역주민과 신촌 상인들의 목소리가 높았고, 2022년 9월 23일 서대문구의 공식 해제 요청이 있었다.
이에 따라 시는 정책 결정에 앞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약 2년에 걸쳐 현장 분석, 상권 및 교통 상황 모니터링, 시민 의견 수렴, 전문가 의견 청취까지 신중한 검토를 진행해왔다.
전용지구 운영 전후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2023년 1년 20일 ~ 9월 30일까지 일시 해제 및 차량 통행을 허용했으며, 2024년 3월부터 7월까지 코로나 이후 매출분석 및 교통 시뮬레이션 분석을 시행했다. 의견 수렴을 위해 8월에는 상인연합, 시민단체, 학생회 등 시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종합적인 분석 결과 ▲부족한 교통 수요 분산 효과 ▲상권 매출 하락 연관성 등 주요 요인이 확인됨에 따라, 전용지구 지정 해제를 고심 끝에 추진한다. 다만, 보행 친화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정책 후퇴가 아닌 지속적인 보행 친화 정책이 유지될 수 있도록 ‘차 없는 거리 추가 운영’ 등 보완 대책도 함께 추진해 명맥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교통 소통 개선·상권 활성화 및 민생 지원·보행 친화 증진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충분한 추가 검토를 지속할 예정이다.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 시 이미 보도폭 개선(3~4m→7~8m), 보차도 평면화, 차로 축소 (4차로→2차로), 보행 장애물 정리, 문화 공간 조성을 마쳤으며, 차 없는 거리 추가 운영 등을 병행함으로써 보행친화정책을 지속 유지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민생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교통 수요 관리 측면에서는 전용지구 운영으로 인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용지구 일시 해제 및 운영 전후의 교통 속도를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용지구 해제 실험을 통해 초등학교 인근 이면도로 우회차량 감소 역시 확인됐다.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 목적은 '서울특별시 대중교통 기본조례'에 따라 통행량의 분산 또는 감소를 목표로 하나, 현재 연세로는 그 운영 효과가 미비한 상황으로 제16조인 ‘지정목적 상실’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또한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운영과 상권 매출 하락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연세로 65개 업종 700여개 가맹점의 2023년~2024년 동월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시범 해제 기간 중 전체 매출액 6.3%·점포당 매출액 6.2%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제 시 매출 증가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최근 내수 경제 침체 상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해제 이후에는 교통 소통 뿐만 아니라 원활한 대중교통 운행과 보도 이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통 안전 시설 강화, 교통 소통 관리, 보행 친화 정책 시행 등 보완해나간다.
우선 신촌역 2·3번 출구 앞, 연세로 교차로 양방향 진입부 보·차도 포장을 통해 시인성을 높이고, 교차로 신호와 횡단보도를 추가 설치하는 등 교통 안전 시설을 강화할 예정이다. 사고 예방을 위해 앉음석·볼라드·석재화분을 설치해 추가적인 보완을 추진한다.
교통 소통 상황이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다양한 관리도 시행한다. 서대문구는 해제 초기인 약 6개월 간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해 교통량·속도 등을 면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며, 이에 더해 차량 소통을 위한 연세로 교차로 신호를 조정할 예정이다.
연세로 → 성산로 방향 좌회전 신호시간을 연장하고 성산로 방향 꼬리물기를 사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심방향 신호와 과속 카메라도 설치한다.
또한 모니터링 결과, 교통 흐름에 문제가 발견될 경우 연세로 상행 방향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베이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대학가 등 보행 친화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선호도도 지속되는 만큼, 문화 활동과 통학 지원 등을 위해 ‘차없는 거리’를 더욱 적극 시행한다. 연세로 주말 차없는 거리를 매주 일요일 시행해 각종 문화 행사 등에 시민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홍제초교 인근 통학로는 시간제 차없는 거리를 평일 통학 시간동안 추진할 예정이다.
연세로 주말 차 없는 거리 : 2025년 1월 내 운영되며, 도로 전체가 전면 보행자를 위해 개방된다.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15개 버스 노선은 우회하며, 교통 통제가 시행된다.
통학로 시간제 차 없는 거리 : 홍제초교 인근 152m 구간을 대상으로 매주 평일 8시부터 9시까지 시행된다. 3월 개학 기간 등을 고려해 지역주민과 협의 후 시행 추진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이번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해제는 2년에 걸친 다양한 검토과정을 거쳐 고뇌어린 결정 끝에 시행되는 만큼, 해제 이후에도 교통 현장과 지역 상황에 맞춘 면밀한 관리 대책 뿐만 아니라 보행친화정책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